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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뉴스] ‘After You’와 ‘십시일밥’…우리에게 기회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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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1-01 00:00 조회1,0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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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정 기자

 

#1

초여름 시작 즈음, 방학인데도 아주대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의 표정이 밝았습니다.

대부분 친구들은 벌써 학기를 마쳤을 즈음이었던 6월 말, 수업과 특강의 연속이었는데도 짜증을 부리거나 불만을 품은 친구들은 없어 보였습니다. 오히려 아주 열심이었습니다. 
 

 

그날 학교에서 만난 학생들은 ‘After you’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친구들이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아주대에서 시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나보다 너 먼저’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네가 먼저 하고 나서 그 다음이 내 차례라는 건데, ‘사회적 이동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고 했습니다.

 

올해 아주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한 김동연 총장이 처음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부와 사회적 지위가 계속해서 대물림되는 현실에서, 계층 이동의 원동력으로 그동안 여겨졌던 ‘교육’이 이젠 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고민이 프로그램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오히려 ‘교육’이 부와 사회적인 지위를 그대로 물려주는 기능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져가고 있는 상황. 저소득층 학생들은 자신의 능력이나 열정과 상관없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의 ‘기회’조차 갖지 못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기회를 주기 위한 프로그램이 꾸려졌습니다. 평소 접하지 못했던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또 새로운 도전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외 연수 기회’를 주기로 한 겁니다. 가정형편을 고려해서 학생 80명을 선발하고, 이들을 각각 미국의 미시간대와 중국 상해교통대 등에 보내 방학 기간 중 4주 동안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황서현 (아주대학교 3학년) “사실 그전까지는 시험(기말고사)도 있었고 그래서 가는 게 잘 실감이 안 났는데 사전 교육하고 주변에서도 ‘너 이제 가는구나’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조금씩 실감이 나는 것 같아요. 해외를 나가고 싶다고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모으고 해외를 나가야지 생각을 했는데 그게 사정상 쉽지가 않잖아요. 설마 되겠어, 하는 마음으로 신청을 했는데 (선발이 됐어요).” 

 

강동호 (아주대학교 3학년) “저 문화콘텐츠학과 재학 중인데 콘텐츠 프로듀서가 되고 싶어요. 그 중에서도 이제 광고기획자나 PD가 되고 싶은데요. 아시아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중국이나 동아시아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에 경제도시인 상해에 가게 돼서 되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이 비용을 학교 예산만으로 충당하진 않았습니다. 바로 ‘1백만 원의 기적’ 덕분입니다. 학교는 각계각층의 외부 인사들로부터 기부금을 받았습니다. ‘1명에게서 1억 원의 기부금을 받는 것보다 1백 명에게서 1백만 원씩의 기부금을 받는 게 더 의미 있다’는 김 총장의 말처럼, 이 프로그램의 취지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고 동참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올해 아주대에서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의 성공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After you’가 담고 있는 가치를 더 확산시켜 나가는 게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같은 취지에서, 아주대는 참가인원 가운데 10명을 아주대 학생이 아닌 학생들로 선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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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된 학생들은 영어·중국어 집중 교육, 문화 및 지역 이해 수업 등을 받으며 5일 동안 출국 전 사전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자수성가’의 대표적인 모델로 알려진 김홍국 하림 회장,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박기태 반크(VANK) 대표 등의 특강도 들었습니다. 교육을 마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교육을 받을 학생들은 지난 13일에, 중국 상해교통대에서 수업을 들을 친구들은 지난 6일에 각 대학으로 출발했습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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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소개한 프로그램을 보다 더 넓은 세상을 볼 ‘기회’라고 한다면, 여기 조금 다른 형태의 ‘기회’가 있습니다. ‘열 사람이 한 술씩 보태면 한 사람 먹을 분량이 된다’는 ‘십시일반’이라는 말, 모두 아실 텐데요. 혹시 ‘십시일밥’이라는 말은 들어보셨나요? ‘십시일밥’은 한 비영리민간단체의 이름입니다. 대학생들이 공강 시간에 학생 식당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그 대가로 식권을 받아 저소득층 학우들에게 전달하도록 하는 곳입니다.

 

대학 학생식당에서의 점심시간은 사람들이 가장 몰려 바쁜 시간이다 보니 항상 일손이 부족합니다. 그럴 때 봉사하겠다는 신청을 한 학생들이 식당에 추가 인력으로 들어가 배식이나 각종 정리 등을 하며 일손을 돕습니다. 주로 자신의 공강 시간을 이용해 봉사를 하는 셈인데요. 그렇게 일해서 받은 시급으로 다시 식권을 구매합니다. 그리고 해당 학교를 통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그 식권을 전달합니다. 

 

'10명의 대학생이 공강 1시간씩을 십시일반 모아 친구의 알바 10시간을 줄여, 모두가 함께 공부하자’는 십시일밥 홈페이지의 문구가 ‘십시일밥’이 지향하는 ‘캠퍼스 빈부격차 해소’를 가장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지난 해 활동을 처음 시작한 뒤 지난 6월까지 누적 기부 식권 수는 모두 7천 장, 봉사 활동에 참여한 인원은 5백 명을 넘었고, 가천대 등 모두 7개 대학에서 십시일밥 활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직접 활동에 참여한 대학생 김한별 씨는 “한 학기 활동을 마치고 보니 식권 수량이 꽤 되는 것 같았고, 일주일에 한 시간이라는 나한테는 아주 적은 시간이 다른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 십시일밥 활동은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관한 ‘2014 소셜벤처 경연대회’ 일반 아이디어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3

젊은 층 사이에선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나라를 매우 부정적으로 일컫는 말들이 퍼져 나간 지는 이미 오래입니다. ‘헬조선’, ‘지옥불반도’…. 입에 담기도 무서운 단어들인데, 우리가 바로 그 곳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자조적인 한숨만이 가득하게 된 건 당장의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고, 아마도 희망으로 연결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일 겁니다.

 

‘희망의 사다리’, ‘개천에서 난 용’, ‘사회 안전망'…. 사실 어떤 단어로 표현되든 상관은 없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는 사실 대학생들만의 이야기였지만, 우리 사회 속 약자에게 필요한 것이 과연 어떤 것인가를 읽어낼 수 있는 하나의 좋은 예시라고도 생각합니다. 마치 큰 선심을 써서 은혜를 베푸는 것처럼 어떤 이가 다른 이에게 기회를 ‘하사’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기회가 당연한 분위기를 만들고 그 기회를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기본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 바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해 보입니다.     


2015.08.02 07:22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101528&plink=ORI&cooper=NAVER&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