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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 학식도 좋지만”…청년 빈곤 스스로 해결 나선 ‘십시일밥’ [위기의 1000원 학식]

2023.08.28
공강시간 봉사 후 대가로 식권받아 취약계층에 전달
식권 외에도 생리대 등 생필품 지원사업 확대 나서
참여학생 “무조건적 지원보다 스스로 돕는 게 좋더라”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서 ‘십시일밥’ 봉사자가 학생식당에서 일하고 있다. [십시일밥 제공]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1000원의 아침밥처럼 밥을 싸게 먹을 수 있는 것도 물론 좋지만 청년이 스스로 빈곤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아주는 사업이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봉사활동단체 ‘십시일밥’을 통해 식권을 받아 대학생활을 지냈다는 이승재(30·가명) 씨는 25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참여학생들은 공강시간에 학생식당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그 대가로 시급이 아닌 식권을 받아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전달한다. ‘십시일밥’이라는 단체이름은 ‘10명이 조금씩 보태면 1명이 먹을 분량이 된다’는 ‘십시일반(十匙一飯)’에서 따왔다.

지금은 직장인이 된 이씨는 “생활비가 부족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학업을 뒤로 미루기 일쑤였는데 그나마 십시일밥 덕분에 식비를 충당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설명했다.

십시일밥사업에 참여하는 학생은 일주일에 1차례씩 공강시간을 이용해 교내식당이 가장 바쁜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봉사활동을 한다. 주로 배식과 설거지, 테이블 정리, 식권 판매 등을 돕고 이들의 봉사활동은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식권으로 전달되는 형태다.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도 스스로 십시일밥 활동도 같이했다는 이씨는 “무조건적인 현금 지원보다는 스스로 활동적인 일을 하도록 돕는 것이 청년의 성장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나도 친구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 시작한 활동이 자소서를 쓸 때 오히려 스펙이 되더라”고 언급했다.

십시일밥에 따르면, 십시일밥은 올해 상반기 13개 대학에서 약 2000만원 상당의 식권을 빈곤학우들에게 전달했다. 사업을 시작한 2014년부터 전달된 누적 식권은 11만8000장으로, 40개 대학 4000명의 취약계층 대학생에게 전달한 바 있다.

십시일밥은 ‘청년이 청년 스스로를 돕는다’는 생각을 퍼뜨리기 위해 생리대 등 생필품 지원사업 확대에도 나섰다. 또 올해 하반기에 신규 대학을 모집해 사업을 확장하고 더 많은 취약계층 대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전해진다.

십시일밥 관계자는 “소득에 상관없이 모든 청년이 자유롭게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며 “이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청년의 어려움을 듣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 역시 ‘십시일밥’과 같이 청년이 청년 스스로를 돕는 정책 찾기에 나섰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청년공론장에서 알게 된 십시일밥의 활동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십시일밥과 같이 수혜적 복지가 아닌 청년 스스로 복지를 챙길 수 있는 사업에 관심을 두고 발굴에 나섰다”고 말했다.